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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야경
2015년 소설/시/희곡 분야 2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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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의 뒤안길에서"
    일본의 주요 미스터리 베스트 목록에서 그해 1위를 휩쓴 단편집. 게다가 미스터리 장르의 외연을 끊임없이 확장시키는 작가, 21세기 일본 미스터리의 최전선에 있는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품이다. 얼마나 다양한 설정들이 들어있을까 기대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처음과는 약간 다를 것이다. 설정의 특이함에 주목하기보다는 단편들이 전달하는 일관된 정서가 먼저 다가오기 때문이다. 돌이킬 수 없는 일들에 대한 아련함이 <야경>을 에워싸고 있다. 이 아련함은 범죄나 미스터리에서 오는 게 아니라 살아간다는 것의 팍팍함에서 기인한다. 추리소설다운 트릭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이 트릭들 자체는 주인공이 되지 않고 열쇠로 쓰인다. 얼핏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을 멋진 추리를 통해 분해하고 나면 생의 쓸쓸함이 기다리고 있다.

    약간 의외다. 요네자와 호노부는 항상 '최신형'이었기 때문이다. <야경>은 최신형 미스터리가 아니라 오래 전의 마쓰모토 세이초나 그의 영향을 받았던 초기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들을 떠올리게 한다. 미스터리는 왕좌에서 내려와 삶의 한 측면을 밝히는 등불이 된다. 쓸쓸하지만 어쩐지 정겹다고 할지... 홀로 잠들기 전에 읽기에 좋은 추리소설집이 간만에 나왔다.
    - 소설 MD 최원호 (2015.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