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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0,800원, 536권 펀딩 / 목표 금액 2,000,000원
<우리는 농담이(아니)야>로 출간되었습니다. 
  • 2023-03-20에 목표 금액을 달성했습니다.

*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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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농담이지만 또 농담으로 웃어넘길 수 없는 그런 사람들이죠.
그러니 우리 모두 웃으며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농담이(아니)야> 초연 프로그램북 ‘작가의 말’에서

책 소개

故 이은용 작가의 희곡집. 그가 남긴 다섯 편의 희곡을 한데 묶었다.

그중 표제작인 「우리는 농담이(아니)야」는 극단 ‘여기는 당연히, 극장’이 2020년에 초연해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았다. 특히 그해 한국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제57회 동아연극상 4개 부문을 수상한 데 이어 2021년 백상예술대상 ‘백상연극상’까지 받으며 혐오와 차별이 만연한 우리 사회에 유의미한 물음을 던진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우리는 농담이(아니)야」는 ‘매일의 죽음’ ‘월경’ ‘이인실’ ‘변신 혹은 메타몰포시스’ ‘유언장 혹은 우리는 농담이(아니)야’ ‘그리고 여동생이 문을 두드렸다’ 등 총 여섯 개의 이야기로 구성된 장막희곡이다. 각각의 작품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동시에 타자화하지 않은 트랜스젠더의 삶이라는 하나의 큰 그림으로 완성된다. 다른 네 편의 수록 희곡 역시 배제되거나 주변화된 존재들을 극의 중심에 가져다 놓는 작업의 연장선 위에 있으며, 그들의 목소리는 작가 자신의 목소리와 겹치고 포개지고 쌓이면서 더욱 크고 강렬하게 발화된다.

『우리는 농담이(아니)야』는 작가 이은용의 처음이자 마지막 희곡집이 될 것이다. 비록 그는 삶의 무대에서 너무 빨리 퇴장했지만, 동료 극작가 장영의 리뷰처럼 그의 목소리만은 자기 자신으로 살고 싶은 이들의 무대 위에 오래도록 남아 “누군가의 삶의 궤도를 조금씩 수정해놓”을 수 있기를, 그래서 “죽지 않고, 계속 고치는 삶을” 살게 하기를 바란다.

작가의 말

고대 그리스에 테이레시아스라는 사람이 살았다. 소년 시절 그는 숲길을 지나다 교미하는 뱀들을 보고 무심코 지팡이로 때렸다. 그 자리에서 그는 소녀로 변해 그 몸으로 몇 년을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길을 지나다 다시 그 뱀들이 교미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다시 뱀들을 때렸고 다시 남자로 돌아갔다.

이 이야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결국 테이레시아스는 남자로 돌아가길 택했다는 점이다. 2020년 현재, 트랜스젠더가 존재하느냐 아니냐 정의하기 앞서 이 지점을 이해해야 한다. 누군가는 이 육신으로—정신으로 존재하기를 선택했다. 누군가는 선택지가 있을 때 그것을 택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은 언제나 경계의 교묘한 사이로 이어진다. 이분법적 사회가 인간을 여성과 남성으로 갈라놓는다면, 그 경계에는 문이 있다. 우리는 그 문을 계속 두드린다.

이 희곡은 그 문과 두드림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농담이(아니)야」 작가 노트에서

추천의 말

2020년 봄 어느 날, 이은용은 ‘변신 혹은 메타몰포시스’ 초고를 보여주었습니다. 스물여덟 살 트랜스젠더 남성이 열여섯 살 시스젠더 소년으로 변신하여 살아가는 그 이야기를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그대로의 이은용을 사랑했고 최선을 다해 도달한 현재의 삶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왜 지금의 자신과 가장 멀리 떨어진 존재가 되고 싶은 걸까. 이은용은 말했습니다. 나는 그 시간이 꼭 필요해요. 이은용의 유쾌함과 다정함이 실은 불안하고 위태로운 경계 위에 있었음을 몰랐던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동시에 나는 평생을 살아도 저런 말을 할 수 없겠구나, 그런 열등감이 들었습니다. 없었던 것을 욕망하는 것. 시간을 표현하는 것이 좋아 희곡을 쓰는 사람으로서 그 말처럼 시간의 본질을 정확히 아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본질을 안다는 건 뭘 의미할까요. 내 존재의 이유를 끊임없이 물어야 하는 지독한 삶일 겁니다. 이은용은 늘 웃는 얼굴이었습니다. 먼저 인사를 하고 말을 걸고 농담을 하고 함께 걷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발랄한 걸음걸이를 가졌습니다. 이제 와 생각해보니 그 모든 것이 성공한 농담인 것만 같습니다. 그렇게 이은용은 희곡 쓰기를 통해 열여섯 소년의 삶을 얻었고, “암 언 아티스트 앤 트랜스젠더”를 외치며 수많은 국경과 경계를 넘었습니다. 내가 누군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말할 수 있는 사람만이 오늘도 경계의 문을 두드려 월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은용의 희곡은 인생의 대부분을 자기가 누군지 말하기 위해 살아온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이은용의 희곡 쓰기는 그렇게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극작가 고연옥, 서문에서

책 속에서

진희 (방백) 지금 저들은 나를 두고 일대의 고민에 빠져 있다. 국경을 넘는 트랜스젠더들에게 발생하는 흔한 일이다.
직원2 실례합니다. 당신은 여자, 아니면 남자?
진희 암 트랜스젠더. 피메일 투 메일.
직원2 아, 오케이. 그럼 여자와 남자 중 어느 쪽이 바디 체크하는 게 편해요?
진희 딱히 상관은 없어요. 편한 쪽으로.

직원2와 직원3이 다시 눈을 마주하고 뭔가 대화한다.

진희 (방백) 그들은 차별주의자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혹은 나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최대한으로 애쓰고 있다. 여자 검사관이 몸을 만진다. 침착하게, 사무적으로. 결국 나의 성별과 육체는 침착하게 사무적으로나 대하는 것이다. 국경을 넘기 위해서는, 월경하기 위해서는 겨우 이것이 끝이다. 그리고 월경은 농담이 맞으니 웃어도 된다. 웃어라. (직원을 보며) 에브리씽 오케이?
직원2 오케이. 굿럭.
진희 오케이, 땡큐.

진희, 걸어서 검사대를 통과하면 팻말이 보인다. ‘독일’.

진희 (방백) 국경을 넘어 다니는 것은 트랜스젠더에게 대충 이런 느낌이다. 이런 유사한 경험, 감각을 느낀 적 있는가? 당신이 트랜스젠더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어딘가에 선이 그어져 있고, 그 선은 때로 벽 같아서 그걸 지키는 사람들이 늘 서 있다. 그들은 언제나 질문을 던진다. 내가 누구인지 묻는다. 국가를 떠나는, 월경하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걸어서 그 벽을 계속 지난다.

「우리는 농담이(아니)야 - 월경」에서


주인공 내 팔다리가 새로워요. 내 몸통도, 내 목과 쇄골도, 내 광대뼈와 눈썹도 모두 신기해요. 그리고 나는 자라나는 사람이니까 내 몸도 끊임없이 변하죠. 다만 이번에는 내가 예상하고 기대하는 방식대로입니다. 네, 나는 백팔십까지 키가 클 거예요. 그럴듯한 청년으로 자라날 거예요. 아니, 먼저 그럴듯한 소년으로 살 거예요. 나무처럼 늘씬하고 키가 큰 소년이 될 거예요. 운동장에서 가장 오랫동안 뛰어다니고 싶어요. 아니, 이미 그러고 있어요. 내가 공을 잡지는 못해도 나는 긴 다리로 가장 오래 달리는 사람입니다. 내 손은 단단하고 딱딱하고, 그 손에 연필을 쥐여주든 공을 쥐여주든 무엇을 쥐여주든 당신들은 기대한 것 이상을 보게 될 겁니다. 왜냐고요? 왜냐면 나는 변신을 겪은 존재니까요. 나는 스물여덟 살 하고도 열여섯을 사는 사람이니까요. 나는 소년이니까요.

「우리는 농담이(아니)야 – 변신 혹은 메타몰포시스」에서


아성 열여섯 살 때를 기억하나요? 우린 대부분 그 나이를 잊어버려요. 때로 우린 그 시절을 필사적으로 잊어버리려고 노력하죠.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너무나 많아요. 열여섯의 나, 내 이름은 이아성입니다.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고, 뺨에는 여드름이 범벅인 데다가 하나도 예쁘지 않아요. 교복 치마 사이로 살찐 허벅지가 스쳐서 빨갛게 달아오릅니다. 저기 내 책상 위에 식판이 엎어져 있네요. 모두가 나를 비웃어요. 겉멋이 잔뜩 든 병신이라고. 나는 그때 바지를 입고 싶었습니다. (문성과 같이) 나는 그때 방한림이 되고 싶었어요.

「우리는 농담이(아니)야 – 그리고 여동생이 문을 두드렸다」에서


준영, 종이를 꺼내 읽는다.

준영 며칠 전 꿈에서 나는 옛날 애인을 만났다. 꿈속의 나는 열여덟 살 때, 그러니까 내가 아직 조그만 여자애였을 때 어른이었던 그를 만나 몇 년간 사귀었다. 시간이 몇 년 더 지나서 나는 훌쩍 키가 컸고 잘생긴 청년이 되어서, 예전에 그 사람과 그 사람의 친구들을 만나 놀던 가게 앞을 지나가던 중이었다. 옆에 있던 친구가 그 사람 이야기를 했다. “아직 이곳에 있을 텐데, 들어가 볼래?” 나는 싫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이미 친구는 문을 연 뒤였다. 가게에는 정말로 그 사람이 있었다. 친구가 가게 주인과 이야기하는 사이 나는 그 사람 옆에 앉았다. “잘생겨졌네, 내가 그때 생각했던 것 그대로다.”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몇 마디 주고받다가 나는 옛날이 떠올라서, 그 생각에 물었다. “너는 게이잖아, 그때 왜 나랑 만났어?” “그때 너는 네가 소년이라고 이야기했으니까.” 나는 그 말에 내가 그를 만나기 싫다고 생각했던 게 부끄러워졌다. 내가 열여덟 여자애일 때도 그는 내 안의 청년을 보았고 나를 늘 소년이라고 불러주었다. “나랑 잘래?” 나는 헤어지기 전에 스쳐 가는 말처럼 물었다. 그는 웃으며 답했다. “싫어. 너는 이제 나보다 키가 크잖아.”
희수 이 글 마음에 들어. 진짜 있었던 일이니?
준영 조금은 진짜, 조금은 픽션. 이건 엄마 안 보여주고 혼자서 썼지.
희수 내가 어린 소녀였을 때의 주인공이 청년이 되는 건 무슨 의미야?
준영 성전환. 트랜스젠더.
희수 마법적이네. 마술적인가? 나 살면서 성전환자는 처음 만나봐.
준영 엄마는 두 번 충격을 받았지. 우리 딸이 남자애가 되겠다고 하다니 하고 한 번. 그리고 얘가 남자를 만난다니 하고 안도했다가 그 남자를 형이라고 부른다는 걸 알고 까무러치게 두 번 놀랐지.

「엄마, 엄마」에서


유령 괜찮아요?
사람 나는 괜찮아질 거예요. 그래서 오늘 친구가 왔으면 했는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물어보려고.
유령 어쩌면 별거 아닌 사소한 일이었을지도 몰라요. 심각한 이야기였을지도 모르고. 하지만 어느 쪽이든 친구분과 다시 대화하기는 힘들지도 모르는데.
사람 왜요?
유령 그거야, 친구분이 어디 계신지 모르니까요.
사람 당신 유령이잖아요. 그런 건 서로 다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유령 사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애도하는지 궁금해서 남들의 제사상을 떠돌고 있는 유령이에요. 오늘도 다른 사람들이 궁금해서 슬쩍 찾아왔어요.
사람 양키 캔들의 냄새가 좋아서 온 게 아니라요?
유령 한여름 밤의 꿈, 냄새가 좋아서 왔을지도 몰라요. 어쩌면 사십구재가 지나고도 지상에 남아 있고 싶어서, 아직 무언가를 더 보고 싶어서, 설거지를 미처 다 못 해서, 대학교 졸업을 못 해서.
사람 아직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어서,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애도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어서, 누군가가 당신을 부르고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요?
유령 내 친구들도 아직 나를 보고 싶어 할까요?

「가을 손님」에서

목차

서문 – 극작가 고연옥

우리는 농담이(아니)야
세상의 첫 생일
우리는 그것을 찾아서
엄마, 엄마
가을 손님

리뷰 – 문학평론가 오혜진

지은이 : 이은용

극작가. 연극 <우리는 농담이(아니)야>로 제57회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백상예술대상 ‘백상연극상’을 받았다. 2021년 2월 세상을 떠났다.


도서 정보

도서명: 우리는 농담이(아니)야
주제 분류: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한국희곡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연극 > 한국희곡
지은이 : 이은용
출판사 : 제철소
판형 : 125*188mm / 무선제본 / 200쪽 내외
정가 : 17,000원
출간일 : 2023년 4월 24일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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